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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재활기/2022 통영

[3박4일][통영여행]03. 눈 뜨면 바다가 보이는 곳

by 김알람 2023. 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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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종합버스터미널

통영에 도착하니 이미 오후 2시가 넘어 있었다. 예약한 펜션은 통영 시내와는 살짝 떨어진 선촌항에 위치한 곳으로, 우리는 점심을 먹기 전 먼저 체크인을 하기로 했다.

 

택시에서 내리니 보이는 것은 저 멀리까지 탁 트인 바다의 모습. 주위엔 몇 개의 카페가 들어서 있었지만, 성수기가 아닌 탓인지 일대는 고요했다. 바닷가 근처라선지 서울보다 따뜻한 통영 날씨에도 뺨을 스치는 차가운 바닷바람이 느껴졌지만, 오히려 바람 속에 스민 바다 냄새에 정말로 여행지에 왔다는 실감이 들었다.

 

(왼) 숙소 계단 (오) 숙소 2층_ 가운데에 서지 않으면 머리가 천장에 닿을 정도였다

우리가 머문 펜션은 엘레베이터가 없는 데다, 2층 층고가 참 낮았다. 내 키가 170 언저리인데 지붕 모양인 2층 천장의 가운데 부분을 제외하곤 머리가 닿아서 올라갈 때마다 허리를 굽혀야 했다. 하지만 발코니 한쪽을 장식한 통창으로 바다를 한눈에 담은 순간 모든 짜증은 머리 속에서 휘발된 듯했다. 생각보다 춥고 낮은 2층, 캐리어를 들고 펜션 계단을 오를 때 느낀 잠시의 짜증은 발코니에 서서 창문 밖으로 보이는 바다의 모습을 눈에 담은 순간 모두 사라져버렸다.

숙소 발코니에서 내려다본 통영의 바다

발코니는 난방이 되지 않아 서늘했지만 우리는 의자에 앉아서 코가 발개질 동안 바다를 구경했다. 아마 뱃속에서 밥을 달라 아우성치지 않았다면 몇 시간이고 그랬을지 모른다. 이전에도 머리가 복잡했을 때 나는 근처 바다로 향했었다. 이유는 모른다. 끼룩거리는 갈매기의 울음소리와 고둥 속에 귀를 댄 듯 귓가에 달라붙는 파도의 철썩거림을 듣고 있자면 머릿속에서 엉켜버린 모든 것들이 잠시 의미를 잃고 바다에만 집중하게 되었으니까.

 

여담이지만 통영종합버스터미널에서 숙소까지 가는 데 든 비용은 약 7,500원이었다. 이후 숙소에서 중앙시장으로 나갈 때마다 매번 택시를 이용했는데 대부분의 볼거리와 할 거리가 집중된 통영 중앙시장 근처로 나가는 비용은 5,000원 정도였다. 뚜벅이 여행자의 경우 접근성을 중요시하는 경우가 많아 대부분 교통편이 좋은 곳에 숙소를 잡는다. 하지만 이 경우 대부분 시내 중심지기 때문에 활기와 동시에 번잡스러움을 느끼게 된다.

 

대표적인 바다 여행자인 제주도에서 여행자가 시내에서 멀리 떨어진 고즈넉한 바다 근처 숙소에 머물려면 렌터카가 필수적이다. 아니면 시간을 희생해야 한다. 하지만 통영은 아기자기한 도시기 때문인지 중심지에서 살짝 떨어진 숙소였지만 바다와 분위기, 그리고 비용과 시간까지 모두 잡을 수 있었다.

 

사실 나는 여행을 할 때 숙소를 그다지 중요시하지 않는 사람이라 이번에 같이 여행한 M과 C가 숙소에 대해 고심할 때 내심은 강 건너 불구경을 하는 기분으로 정해지는 대로 수긍하겠다는 태도를 보였었다.

 

이 숙소도 그리고 저 숙소도 YES입니다 [출처:pixabay 작가:GDJ]

 

하지만 이제는 마음에 쏙 드는 숙소가 주는 색다른 즐거움을 알게 되었다. 혼자만 여행했다면 아주 오랜 시간 후에야 알았을, 어쩌면 계속 몰랐을 일이었다. 나와 다른 취향을 가진 사람을 만나고 함께하는 일은 이렇다. 새로운 분야를 알게 해준다.

 

 

<숙소 정보가 궁금하다면>

[각종정보/여행] - [통영숙소] 바다가 보이는 복층 숙소 <우리바다펜션> (feat. 불멍 패키지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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