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인생재활기/일기를 쓰자

히키코모리 되지 않는 법 : 매일 집 나가기

by 김알람 2023. 3. 16.
728x90
반응형

2023년 3월 15일

오늘은 나름대로 알찬 하루를 보냈다. 오늘 한 일은 다음과 같다. 

  • 엄마 대신 당근 거래
  • 블로그에 글 1개 포스팅
  • 영화관에서 영화 봄
  • 국비지원 python 강의 수강

'뭔데 저게?'라고 생각할 사람도 있겠지만 내가 보통 하루를 쓰는 방식을 생각하면 저 위의 목록을 하루에 다 해치운 건 괄목할만한 성과다. 보통 내가 하루를 쓰는 방식은 다음과 같다. 

 

회사에 다닐 경우

  • 회사 가는 길에 웹소설 or 밀리의 서재로 책 읽음
  • 회사에서 업무
  •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운동
  • 새벽까지 웹소설 보다가 늦게 잠

 

아무 일도 안 할 경우 (최근의 일상)

  • 오후 12시 ~ 1시 사이에 느지막이 일어남
  • 1시간 걸려서 요리하고 1시간 걸려서 밥 먹음
  • 웹소설 봄
  • 오후 5 ~ 6시 사이에 약간의 위기감이 들어 카페로 go
  • 블로그 글 1개 포스팅하고 웹소설 보거나 스타듀밸리 함
  • 뭐지? 새벽에 잘 때가 되면 하루가 끝나 있음

인간은 밖으로 나가야 한다_아무것도 하지 않는 건 정체되는 것이다_뒤로 가더라도 뭔가를 해야 한다

 

그렇다. 나는 시간을 알차게 쓸 줄 모른다. 어떤 사람은 주중에 회사에 가고 저녁엔 자기 공부를 하고, 주말에는 오전, 오후로 나눠 약속 2개를 하루 만에 완료하기도 하는데 말이다. 나는 약속을 잡은 날은 약속에 가는 것 외에는 앞, 뒤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뭔가를 하다가 끊길까 봐 하루에 하나만 하고 나머지 시간을 죽은 시간으로 두는 것이다. 비효율적이기 짝이 없다. 

 

 

오늘은 어떻게 여러 가지 일을 할 수 있었을까?

 

 

의문이 들어 곰곰이 생각해 보니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 엄마가 요청한 당근 거래 때문에 강제로 일찍 집을 나감
  • 할 일을 바리바리 싸들고 나가서 일과가 끝나기 전까지 다시 집으로 들어오지 않음

아무리 생각해 봐도 저 두 가지 일이 핵심이다. 나는 집 붙박이임에도 집에서는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 침대 위에서 흐느적대다 보면 하루는 금세 끝나있다. 더 안 좋은 건 침대에 누워있는 게 휴식조차 아니라는 점이다.

 

계속 누워있다 보면 피곤하다-> 피곤하니까 더 누워있는다 -> 계속 누워있다 보면 피곤하다로 회귀

 

무한 사이클이다. 집을 빨리 나가야 한다. 내가 나를 고용했다는 느낌으로 빨리 집을 나가버려야겠다. 집을 나간 다음 다시 들어오지 않은 것도 좋은 선택이었다. 집안에 들어선 나의 행동은 프로그래밍된 로봇과 같다.  침대로 직행이다. 왜 그런지는 나도 모른다. 그리고 침대에 한 번 누우면 끝장이다. 더 이상 아무 일도 할 수 없고 그렇게 하루는 끝이 난다. 

 

이번주 금요일이 되면 다시 회사에 들려야 한다. 그리고 금요일부터 며칠간 업무를 하고 회사와 나의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었던 인연은 끝이 난다. 휴가가 결정되었을 때는 이력서 쓰기라던지, 블로그 글을 자주 올리기라던지, 나름대로 생산적인 계획이 있었는데 아, 하는 순간 시간은 또 금세 휘발되었다. 

 

퇴사하기로 한 결정을 후회하는 것은 아니지만 정말 끝이 다가오니 아쉬움이 남는다. 대부분 내 행동에 대한 거다. 모르는 분야의 일을 맡게 되었을 때 순간 지나갔던 '이걸 공부해 볼까?' 했던 마음. 나에게 먼저 요청이 왔지만 당시에는 내가 할 수 없다고 결론 내고 거절했던 일들. 내 능력 밖의 일이라는 생각 없이 무작정 한번 도전해 봤으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이렇게 헛된 가정을 해 본다. 

 

하지만 다시 돌아가도 똑같은 결정을 내리겠지. 왜냐면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똑같은 사람이니까. 몇 개월 전의 나와는 다른 결정을 할 수 있을 만큼 매일, 매주, 매월 더 많이 변화하는 것. 그게 나의 바람이다. 그걸 위해서는 이제 혼자 있는 건 그만하고 밖으로 나가 사람들과 소통을 좀 해야겠다. 오늘의 일기 끝.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