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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양식/문화생활을 하자

[전시회] 그림자를 이용해 그림을 그리다, 빈센트 발: THE ART OF SHADOW

by 김알람 2023. 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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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잠실역 근처 송파KT타워 3층에서 진행되는 빈센트 발: THE ART OF SHADOW 전시회에 다녀왔다.

 

 

빈센트 발: THE ART OF SHADOW

전시 기간: 2022.11.11 ~ 2023.06.25
관람 시간: 10:00 ~ 19:00 (매주 월요일 휴관/ 입장마감 오후 6시)
전시 장소: 서울 송파구 잠실로 209 소피텔 건물 3층
주최/주관: (주)디커뮤니케이션 / MUSEUM209
관람 요금: 성인 15,000원 / 청소년 및 어린이: 12,000원 / 36개월 미만: 무료
전시 문의: 02-6953-8016 @museum209

 

전시회 시작 ~

빈센트 발은 영화감독이자 영화 제작사, 그리고 일러스트레이터라는 다중 직업을 가지고 있는 예술가다. 그는 쉐도우올로지 Shadowology(그림자학)이란 단어의 창시자이기도 한데, 그림자학이라는 작명(?)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빈센트 발의 그림은 그림자를 이용해서 그려진다.

 

2016년부터 그림자를 이용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정말인지 궁금해서 인스타를 탐색한 결과 그의 첫 Shadowology 아트를 발견할 수 있었다. 

 

(좌)2016년 5월에 빈센트 발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첫 그림자 아트 (우) 전시회에서 재현된 그의 그림

 

2016년 5월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그림자를 이용해 그림을 그리고 있으니 거의 7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그림자학을 발전(?)시켜온 것이다. 7년 동안 한 가지를 꾸준히 하는 일. 정말 대단하다고밖에 할 말이 없다.

 

 

 

이제 어린아이로 돌아가보자

영화감독이라고 해서 기대하지 않았는데 굉장한 그림실력을 보유했다

 

빈센트 발은 그림자 속에서 이미지를 '발견'해 낸다고 이야기한다. 작업 초기에는 자연광(햇빛)을 이용했지만 자연광의 경우 시간에 따라 빛의 각도가 변화하기 때문에 지금은 따로 조명을 사용해 작업한다고.

 

찜기의 바닥을 이용한 그림 아이디어가 인상적이다

 

빛과 일상적인 물건, 그리고 그것들이 만들어낸 그림자를 이용해 그린 빈센트 발의 그림을 보고 있자면 모든 것에 호기심이 일었던 어린 시절로 되돌아간 느낌이 든다. 전시회의 중간중간엔 그의 작업과정을 영상으로 볼 수 있는 TV가 설치되어 있는데 모르는 관람객들과 함께 TV를 둘러싸고 영상을 보고 있으니 우르르 떼 지어 다니는 유치원생이 된 것 같은 회춘의 기분까지 느낄 수 있다.

 

색이 있는 유리병을 이용한 그림_ 왼쪽 그림에선 쓸쓸함을 오른쪽 그림에선 코믹함을 느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전시회에서는 그림자학을 이용한 그의 단편영화도 볼 수 있다! 정말 재미있기 때문에 전시회에 가는 사람이라면 꼭 처음부터 끝까지 보길 추천한다. 영화 속에는 어른과 아이가 함께 나오는데, 그게 마치 전시회를 보는 관람객도 전시회가 선사하는 그림자놀이 속에 나이를 잊고 즐거움을 느껴보라는 조언처럼 느껴진다. 물론 꿈보다 해몽이지만 예술이 원래 그런 거다. 

 

 

제목을 유심히 봐주세요

 

 

빈센트 발의 그림을 볼 때 확인해야 하는 게 있다. 바로 '제목'이다. 말장난으로 이루어진 그림의 제목은 웃음을 유발한다. 그 웃음이 작품 전체에 유머를 부여하며 관람객에게도 장난스러운 기분을 선사한다.

 

Father is always watching(아빠가 지켜본다)_디즈니 공주 필기구의 그림자로 그녀의 아빠를 그려냈다

 

코믹하게 지어진 제목들을 보다 보면 머릿속을 채우던 일상의 고난들이 잠깐이나마 사라지는 것 같은 착각도 느껴진다. 빈센트 발이 영화감독이니만큼 영화 속 대사나 장면, 캐릭터를 인용한 작품들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Green me up Scotty(날 초록해줘 스카티)_스타트랙 팬이라면 바로 생각나는 명대사가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스타트랙(스타워즈 아님)을 좋아하는데 스타트랙의 명대사 중 하나로 만들어진 말장난을 제목에서 발견해 매우 반가웠다. 모자를 놓친 저 남자는 캡틴 커크일까?

 

 

전시회의 화룡점정 : 체험존

 

빈센트 발의 작품들을 감상하는 건 정말 즐거웠다. 창의적인 작품이 선사하는 약간의 '흥미', 어쩌면 나도 해볼 수 있을 것 같은데?라고 느끼게 하는 단순함, 작품의 제목이 선사하는 유머가 섞여 마치 어린아이로 되돌아간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모든 것이 쉽고, 흥미로우며, 단순하게 느껴졌던 시절 말이다. 생각은 적고 행동은 빨랐던, 내 인생 최고의 행동 추진력을 가졌던 그때 그 시절!

 

전시회 관람이 끝나고 폭발하는 상상력을 발휘할 체험존

 

다행히 전시회의 끝에 위치한 체험존에서 바로 그 행동 추진력을 써먹을 수 있다. 이곳에선 어린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물체를 이리저리 돌려가며 작품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나도 질 수 없기 때문에 바로 합류했다. 

 

작품명 : 전구를 발명한 에디슨_좀 잘한 것 같다

 

인생은 단순하게 생각하면 단순하고, 복잡하게 생각하면 복잡해진다고 한다. 그렇다면 재미없다고 생각하면 재미없고, 흥미롭다고 생각하면 흥미롭게 느껴질 수도 있지 않을까?

 

성인이 되면서 생각으로 복잡해진 머리를 잠시나마 리셋할 수 있는 흥미로 가득 찬 공간. 빈센트 발 : THE ART OF SHADOW를 인생이 팍팍한 성인들에게 추천한다. 물론 인생이 팍팍한 어린이들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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