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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양식/문화생활을 하자

[사진전] 예술의 전당 <알버트 왓슨> 사진전 후기

by 김알람 2023. 3.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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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2층에서 진행 중인 <알버트 왓슨> 사진전에 다녀왔다.
 

예술의 전당 지도

 
미술관이 목적이면 오페라 주차장에 차를 대는 게 좋아 보인다. 우리가 나온 주차장 출입구는 한가람미술관과 거리가 있어서 좀 걸었다. 료 전시회를 보면 주차요금 할인이 되며, 할인 시간 이후에는 10분 당 1000원의 추가 요금이 붙는다. 주말은 10분 당 1500원으로 훨씬 더 비싸다. 
 
 
 
 


한가람미술관 입장

미술관 앞에서 찰칵

 
티켓은 내 돈 내산은 아니고 엄마가 어디선가 받은 초대권이다. 미술관 앞에서 사진 한 장 찍고 미술관으로 들어갔다.
 

사진전 입구

 
전시가 진행 중인 2층으로 올라가면 사진전 입구가 보인다. 인스타 사진을 찍기 안성맞춤으로 구성해 놨다. 나도 구도만 잘 맞춰서 찍으면 나도 사진작가?!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티켓 구매처에서 QR코드로 오디오 가이드를 겟 할 수 있다.

 
티켓 구매처로 가면 오디오 가이드를 들을 수 있는 QR코드가 있다. 일찍 알았으면 좋았을 텐데 사진전을 관람을 끝내고 사진을 찍다 알게 되었다. 마스크 착용 권고 안내문도 있으니 마스크를 챙겨가길 바란다. 
 
 
 


29살의 나이로 사진에 입문하다

 

알버트 왓슨 소개

 
스코틀랜드 태생의 알버트 왓슨은 1970년에 취미로 사진에 입문했다고 한다. 1942년생이니 취미로 사진을 시작한 당시의 나이가 한국나이로 29살이다. 알버트가 사진을 시작하게 된 것은 당시 가계의 생계유지자였던 엘리자베스(아내)의 이직 때문이었는데, 설명에 따로 나오진 않지만 알버트가 원래 예술을 전공하기도 했고, LA의 환경이 그가 새로운 도전을 하기에 적합하지 않았나 유추해 본다.
 

알버트 왓슨의 초기 작품 중 일부

 
전시회 초반에는 알버트의 초기작을 볼 수 있다. 이건 내 카메라가 이상한 게 아니라 원래 사진에서부터 인물이 겹쳐져 있던 이중노출 사진이다. 
 
 
 

아날로그 방식으로
기발한 실험을 진행하다

 
 
사진전을 보다 보면, 알버트 왓슨이 굉장히 오랜 시간 동안 아날로그 방식으로 사진을 찍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최근에도 아날로그 방식을 유지 중인지는 알 수 없으나, 디지털 기술이 없던 시대에 기술적인 아이디어로 만들어낸 독특한 사진은 그의 창의력을 보여준다. 
 

믹재거와 재규어의 합성사진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지 않았던 과거. 알버트 왓슨은 재규어를 먼저 찍고, 재규어의 눈에 맞춰 믹 재거를 찍는 방식으로 이런 독특한 사진을 완성해 낸다. 
 

카누 광고가 생각나는 한컷

 
카누 광고에서 등장하던 요정 같은 인간의 이미지도 알버트 왓슨의 아이디어였다. 사람 크기보다 더 큰 소품을 재작해 인간과 함께 찍었고, 그 결과 팅커벨을 순간 포착한 것 같은 재미있는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원숭이 캐시의 팔과 권총

 
갱스터 원숭이가 총을 들고 도발하는 것 같은 이 강렬한 사진은 사실 찍은 사진을 거꾸로 인화한 것이다. 원숭이 캐시의 힘이 부족해 총을 들었던 손이 계속 아래로 떨어지자 알버트는 일단 사진을 찍고, 필름을 거꾸로 인화해서 원하는 사진을 만들어냈다고 한다. 
 
 
 
 

순간포착?

 
알버트 왓슨이 항상 패션 사진만 찍은 건 아니다. 인간이나 자연의 움직임을 순간 포착한 것 같은 사진들도 사진전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물론 진짜로 순간 포착한 건지 아니면 그런 컨셉인지는 알 수 없다. 그냥 내가 추측해보는 것뿐이다.
 

달리는 남자

 
이런 생동감 넘치는 사진에서도 알버트 왓슨의 감각이 빛을 발한다. 인물 뒤에 그려진 가로선이 아니었으면 이 사진은 훨씬 심심했을 것이다. 
 

횡단보도, 베이징 힐튼호텔

 
흰색과 검은색, 빛과 그림자 같은 대조를 참 잘 사용하는 사진작가라는 생각을 안 할 수 없다. 
 
 
 
 

재미있던 전시장의 구조 VS 불편했던 조명

 
 
전시장의 구조는 '재미'있었다. 처음 그걸 느낀 건 알프레드 히치콕을 찍은 사진을 소개하는 방식이었는데, 먼저 사진전을 구경하던 관람객은 다음과 같은 설명이 선 공개 된다. 
 

설명을 읽고 스크로를 아래로 내려보세요

 
설명을 다 읽고 고개를 옆으로 돌리는 순간, 관람객은 이런 광경과 맞닥뜨린다.
 

 
 
애니메이션에서 집중을 위해 미닫이 문 안에 미닫이 문, 그리고 또 미닫이 문을 배치하는 것 같은 구조다. 여러분이 느꼈을지는 모르겠지만 현장에서의 느낌은 굉장히 강렬했다. 
 
 

엄청 강렬했던 사진과의 첫 만남

 
맨 끝에 위치한 사진에 무섭도록 집중하게 된다. 설명문과 사진의 순서와 구조물 배치로 이런 강렬한 효과를 경험하게 되다니. 약간 기분 좋은 각성이 되었고, 사진전을 둘러보며 평소에는 잘 읽지 않는 설명문을 꼼꼼히 읽게 되었다. 
 
후반에 등장하는 공간의 배치도 굉장히 재미있다. 
 

마치 프레임(frame)처럼 구성된 벽

 
알버트 왓슨의 사진처럼 강렬한 색으로 도배된 공간이 서로 얽혀 있으며, 벽은 뻥 뚫려 다른 공간을 바라볼 수 있다. 중앙이 뚫려 있는 벽의 모양은 마치 사진의 프레임(frame)처럼 보여, 벽 너머를 보는 것이 움직이는 사진을 보는 것 같은 착시효과를 느낄 수 있다. 
 

frame 안의 frame 느낌이 든다

 
여기까지만 하면 굉장히 훌륭한 전시 경험이겠지만 사진전의 조명과 작품을 보호하던 유리의 재질(?) 탓에 전반적으로는 굉장히 불편한 전시였다. 
 

너무나 잘 비치는 유리의 재질에 뒤의 작품과 광원이 사진 감상을 방해

 
조명이 도대체 어떻게 된 건지, 사진 앞에 서면 사진 위로 다른 사진을 비추는 광원 비친다. 사진을 보호하는 유리가 너무너무 반사가 잘 되는 재질로 되어 있어서 사진 앞의 내 모습뿐 아니라 광원, 등 뒤로 지나가는 사람들의 모습까지 거울처럼 비친다. 결과적으로 사진을 제대로 감상하는 게 힘들었다. 
 
전시장의 공간 구성은 흥미로운 부분도 불편했던 부분도 있었지만 사진전에서 본 사진들은 전반적으로 흥미로웠다. 디지털 기술이 없던 시기에 아이디어로 재미있는 실험을 했던 것도 그렇지만 영감을 준 것은 한쪽 벽을 채울 것처럼 다닥다닥 붙어있던 알버트 왓슨의 작업물 모음이었다. 
 

 
실제로 발행된 수많은 보그 표지들과, 
 

보드를 채운 수많은 사진들

 
이런 사진 모음(?) 들을 보고 있노라면 알버트 왓슨은 얼마나 많은 사진을 찍었을지 궁금해진다.
 
 
 

기념품

 
전시를 끝까지 본 후 관을 나가면 기념품을 구매할 수 있다.


 
우표 스티커도 사고 싶었지만 내 경험상 서랍 한 구석에서 먼지만 쌓일게 분명해 눈물을 머금고 지나갔다. 
 

구매한 포토카드 두 장 사진

 
마음에 들었던 사진 중에서는 기념품이 있는 게 이 두 개밖에 없어서 두장 구매. 각 2500원으로 기념품치곤 나름 저렴하다. 
 
 

끝으로

 
사진은 재미있었다. 구조물도 재미있었다. 그런데 조명이랑 작품 위의 유리 재질이 너무 거슬렸다. 알버트 왓슨의 작품들은 정말 현대적이고 특징이 있어서 사진을 찍는 사람뿐 아니라 인스타에 사진 올리기 좋아하는 사람들도 다 흥미롭게 볼 것 같은데 단점이 너무 커서 (조명!! 유리!!) 선뜻 추천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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