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칸시타>
위치:
제주 제주시 애월읍 신엄안2길 54-1 1층
영업시간:
매일 11:00 - 21:00 (라스트 오더 20:00)
-15:00 - 17:00 브레이크 타임-
특이:
올레길 16코스 해안도로 근처에 있음
<잇칸시타>에서 밥을 먹게 된 이유는...
여행 셋째 날. 저녁엔 밤 배낚시가 예약되어 있고 낮엔 계획이 없었다. 낚시가 끝나고 바로 들어올 수 있게 항구 바로 앞에 숙소를 잡은 터라 주위에 놀 거리도 없었다. 그러던 중 내 여행 사실을 인스타에서 본 친구가 애월 카페 거리를 추천해 주었고, 나는 당시 숙소(하귀 2리쯤)에서 친구에게 추천받은 애월 카페 거리까지 걸어간다는 지금 생각하면 바짓가랑이를 잡고 말리고 싶은 무개념 계획을 짜게 되었다.
숙소에서의 출발 시간은 오전 9시 40분. 도착 예정 시간인 12시 40분에는 점심을 먹어야 할 것 같은데 카페거리를 찾기는 왜 찾았는지... 논리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지만 당시에는 좋은 계획으로 느껴져서 걷기 시작했다.
추천길로 걸으면 도시 안을 지나게 되서 경치가 좋지 않을 것 같아 해안도로로 걸었는데... 그건 아주 잘못된 선택이었다. 쨍하니 내리쬐는 아지랑이가 피는 아스팔트 도로. 내려갔다 올라갔다 하며 다리 힘을 시험하게 하는 구불구불한 길. 한쪽에 드넓게 펼쳐진 바다를 보며 "와!" 하는 것도 한두 시간이지. 오후 12시가 지나 한시에 다다를 때쯤 나는 다시금 네이버 지도 앱을 열었다.
분명히 걷기 시작한지 세 시간이 지났는데, 나는 목적지의 절반도 오지 못한 상황이었다. 갑작스러운 걷기 운동으로 파업을 외치던 다리가 풀리고 내 정신도 나가고, 더 이상 걷고 싶지가 않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배가 너무 고팠다. 편의점에 들어가 물 한 통을 사서 나와 편의점 벤치에서 원샷하며 부랴부랴 식당을 검색했고 그렇게 근처에 있던 일식당 <잇칸시타>를 찾게 된 것이다.
본격 <잇칸시타> 후기
<잇칸시타>는 해안도로에서 약간 안쪽에 위치해있다. 해안도로 인근이다 보니 걸어서 오는 사람보다 차를 가지고 오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건물은 깔끔하다. 앞에 주차도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케이지나 애견 유모차가 있다면 애견 동반 입장이 가능하다. 식당인데 애완동물 반입이 가능한 것이 신기해서 한컷 찍었다. 웨이팅 관련 안내문이 있는 것으로 봐서 식사 시간 때 웨이팅이 일상인 맛집인 것 같다.
내부는 널찍한 편이지만 공간에 비해서 식탁이 많은 편은 아니다. 성수기의 밥시간에 들리고 싶다면 예약을 해야 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해 본다.
친구가 두 명만 더 있었어도 지라시 스시정식 + 미소메로동정식 + 텐동정식 이렇게 시켰겠지만 쓸쓸한 홀로 여행족이기 때문에 메뉴 가장 위에 있는 텐동 정식을 시켰다.
당시만 해도 밥을 먹고 다시 애월 카페 거리로 걸어가겠다는 생각을 버리지 못했기에 술은 따로 시키지 않았다.
텐동 정식 (17,000원)
처음에 받아보고 놀랐다. 텐동은 서울에서도 많이 보던 비주얼이었지만 정식이라고 이렇게 여러 요리가 나오는 것은 익숙하지 않았다. 텐동을 다 먹고 난 후 마끼랑 우동이나 나올 줄 알았는데. 예상을 벗어난 메뉴에 긍정적인 충격을 받았다.
하나씩 따로 찍고 싶었는데 위쪽에 보이는 닭안심튀김과 참치 타다끼는 너무 배고파서 나오자마자 먹어치웠다.
주 메뉴였던 텐동. 그냥 평범하게 맛있다. 텐동을 다 먹을 때쯤엔 약간 느끼한데 기본찬에 절임 종류가 많아서 밸런스가 잘 맞았다.
그리고 반찬처럼 나온 두부가 맛있어서 한컷 찍었다. 위에 가쓰오부시와 쪽파가 올려져 있는데 부드럽고 짭짤한 게 좋았다.
이게 뭐지? 싶었는데 자세히 보니 마제소바였다. 정식에 우동이 나오는 건 자주 봤어도 작은 마제소바를 주는 건 처음 봐서 신기했다. 맛은 마제소바 전문점에서 먹는 그 맛은 아니다. 그냥 삼삼한 양념비빔우동 느낌? 그래도 익숙지 않은 조합이라 재미있게 먹었다.
후토마끼를 마지막으로 식사를 마쳤다. 후토마끼야 뭐... 어디서나 맛있게 먹었고 여기서도 맛있었다.
총평
친구들이랑 제주도 오면 또 가고 싶다
관광지이니만큼 제주도 물가가 싼 편은 아니다. 그런 제주도에서 17000원으로 텐동과 다른 음식들을 함께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잇칸시타>는 가성비가 아주 좋은 식당이었다. 게다가 함께 나오는 음식들이 정식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구성이 아닌 것도 좋다.
나는 걸어서 도착했지만 해안도로 근처에서 드라이브를 하다가 들려서 점심을 먹기에 좋은 식당이다. 넓이에 비해 식탁이 적어 분위기가 차분하니 커플이나 가족 단위로 방문하기에도 좋은 곳으로 느껴졌다.
ps.
저 날 점심식사를 마친 후 카페 거리까지는 못 갔고, 친구가 추천해 준 카페(제레미 카페)까지 걸어갔다. 거기서 커피를 원샷하고 나니 오후 4-5시쯤 되어 있었다. 지금 생각해도 왜 걸어가겠다는 어리석은 선택을 했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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