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학교 선배 두 명과 함께 작업실을 썼던 적이 있다. 지인들 중 제4의 멤버를 찾던 우리는, 많은 시도 끝에 결국 인터넷 게시글을 통해 작업실을 함께 쓸 분을 구하게 되었다.
일이 없어 작업실을 직장처럼 생각하고 출퇴근하던 시절, 나는 작업실 붙박이였다. 직장을 다니던 그분은 거의 매주 주말이면 작업실에 오셨고, 대부분의 주말을 그분과 나 두 사람이 함께 있게 되었다. 나이 차이가 꽤 나서인지 아니면 서로 아는 게 없어서인지 우리 사이엔 항상 묘한 어색함이 감돌았다. 어색한 몇 달이 지나고... 나름대로 친해진 나와 그분은 서로의 관심사에 대해 이야기하게 되었는데,
"전 요즘에 주식을 시작했어요."라는 나의 말에 그분이 한 대답이 아래와 같다.
저도 재테크에 관심이 많아요. 주식도 하고 있지만 요즘에 재미를 붙이고 있는 건 경매예요.
당시의 나는 경매의 ㄱ도 몰랐기 때문에 내가 알고 있는 재테크인 '주식'이란 단어에 집중하게 되었다. 자본금이 거의 없는 나였기에, 부동산은 내 관심 밖이었다. 하지만 내가 조금 더 시야를 넓혔으면 어땠을까? 조금 더 다양한 재테크에 관심을 붙여 경매 책을 한 권이라도 읽어보고 그분에게 질문을 했으면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아니, 책을 읽지 않았더라도... 내가 잘 모르는 분야인 경매에 대해서 그분에게 물어보고 지식을 구했으면? 질문에 대한 답은 알 수 없다. 하지만 요즘도 나는 가끔 생각한다. 며칠 전에 경매를 통해 수익 1000만 원을 얻었다는 그분의 말을 그저 시간 때우기 스몰토크로 여기지 않고 집중했으면, 그래서 내가 전혀 모르던 분야인 경매에 대해 실질적인 경험을 들었으면 내 세상이 조금 더 넓어졌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책 소개 겸 리뷰
이 책은 한 권의 책과 자기 자신의 의지로 스스로의 삶을 재건축한 한 여자의 이야기다. 하지만 그녀의 삶과 경매는 떼놓으래야 떼놓을 수 없기에, 이 책 속에는 경매 초보였던 그녀가 경험으로 얻은 꿀팁들이 다수 분포해있다. 일을 하며 대학원을 다닐 정도로 열정적이었던 그녀의 모토는 이것이었다.
안주하지 마라. 네가 걷고 있을 때 남들은 뛰고 있다.
폭주기관차처럼 '열심히' 살았던 그녀는 남편과 이혼하게 되고, 이혼 후 받은 뜻하지 않은 암 선고는 그녀를 강제로 쉬게 했다. 삶이 배신한 것만 같은 시련 속에서 그녀는 경매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본격적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은, 그녀가 암 선고 전에도 몇 차례의 경매 경험 있다는 이야기를 책 속에서 이야기했기 때문이다) 나라면 어땠을까? 아마 세상을 원망했을 것 같다. 실제로 나는 대학 시절 건강에 이상이 생긴 적이 있다. 그리고 그 건강 이상은 나의 비판적인 성격을 '비관적'으로 바꾸어놓았다. 쉽게 피곤해지고, 체력이 떨어진 걸 자각하는 순간마다 나는 생각했다. '옛날이었으면 아무것도 아니었을 텐데...' 아무도 책임질 수 없는 상황을 원망하느라 너무 많은 시간을 쏟았다. 나의 결정을 후회했으나 돌이킬 수는 없었다. 강렬한 경험이 내 평생의 그림자처럼... 영원히 내 뒤를 따를 것을... 그리고 좌절할 때마다 그 경험이 나의 방패이자 아편이 되어 줄 것을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그리고 평생을 써먹을 수 있을 그 방패가 나를 망치고, 도전하지 않게 할 것도. 위를 보기보다 아래를 보면서 '나는 옛날과 다르잖아, 이 정도면 됐어.'라고 말하는 사람으로 만들 것도.
때문에 내가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있던 가장 가치 있는 깨달음은, 앞 뒤 재지 않고 열심히 살았던 그녀가 어느 순간 느꼈던 바로 그 깨달음이다.
어떤 이는 성실함만으로 가난을 극복하려고 하는데, 그것은 가난의 탈출구가 아닌 단지 발버둥일 뿐인 경우가 많다. 마치 과거의 나처럼 말이다.
나도 투자를 하고 나서야 깨닫게 되었다. 열심히만 산다고 모두 부자가 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열심히 사는 것보다 어떠한 생각으로 사느냐가 더 중요하다. 지금 당장은 힘들더라도 생각을 긍정적으로 바꾸고 세상을 바라보면 사회가 냉정하고 불공평한 곳이 아닌, 성공의 기회가 많은 곳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따라서 부자가 되고 싶다면 비법이나 노하우를 배우는 것보다 자기 자신의 마음가짐을 바꾸는 것이 먼저다. 자신의 멘탈을 강하게 만든 다음에 기술을 익혀야 하는 것이다.
(상단의 박스는) 싱글맘 부동산 경매로 홀로서기 中 발췌
그녀는 재물을 얻는 법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지만, 인생의 만족감을 얻는 방법도 똑같다는 생각이 든다. 자기 자신의 마음가짐, 멘탈을 강하게 하고 생각을 전환해야 한다. 힘든 상황은 누구에게나 오지만 그 세상 속에 숨은 기회를 보는 것은 긍정적인 마인드, 할 수 있다는 생각, 미래에 대한 비전, 그리고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이 있는 사람들뿐이다. 내 생각을 조절할 수 있는 사람만이 세상에서 기회를 찾고, 운명을 조정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생각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생각났을 때 바로 실천하지 않으면 금세 처음의 열정이 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상단의 박스는) 싱글맘 부동산 경매로 홀로서기 中 발췌
성공한 사람들은 다 똑같은 말을 한다. 행동을 하라는 것이다. 신중한 것은 좋지만, 너무 오래 생각해서 그것이 행동을 막는다면 나의 비전이란 그저 망상에 지나지 않게 된다. 도전하지 않는다면, 실패도 없다. 하지만 실패하지 않는다면 성공 또한 없는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나는 항상 제자리에 있게 된다. 그리고 생물이란, 발전하지 않으면 무기력해지기 마련이다.
부동산 경매에 관한 책을 리뷰하는데 계속 마음가짐에 대한 이야기만 늘어놓은 게 조금 신경 쓰인다. 이 책은 부동산 경매에 입문하고 싶은 초보자의 입문서로도 탁월하다. 저자는 자신의 경매 경험을 들어놓으며 초보 경매자(?)가 맞닥뜨릴 상황에 대한 자신만의 노하우를 손쉽게 풀어놓는다. 무언가를 열심히 공부한 사람이라면 어려운 내용을 쉽게 설명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 것이다. 뿐만 아니다.
매매가 대비 전세가가 높으면 생활여건이 놓아 임차인들이 선호하는 곳이다
나는 물건을 조사할 때 부동산 중개업소를 4-5곳 정도 방문한다.
해당 물건지에서 가장 가까운 부동산 3곳, 한 두 블록 떨어진 곳에 있는 부동산 2곳 정도이다. 물건지에 가장 가까운 부동산이 정확히 알고 있다 생각할 수 있지만, 때로는 많이 알고 있기에 정확한 정보를 주지 않는 경우도 있다.
경매에 나온 물건의 채무자 및 임차인은 적대적인 반응을 보일 때가 많다. 임장 하며 내부가 궁금하면 윗집에 가서 '아랫집에 이사 오려하는데 사람이 없어 구조를 볼 수 없네요' 하고 보는 방법이 더 수월하다.
낙찰받고 방문하면 '잔금은 내고 온 거냐고 큰소리(?) 치는 점유자들이 있다. 이를 때는 '당장 내일이라도 잔금 납부는 할 수 있는데 그 이후에는 저에게 임료를 납부하셔야 한다. 그래서 상의하러 왔다'고 대응하면 대부분의 점유자들은 곧 차분(?)해 진다.
(상단의 박스는) 싱글맘 부동산 경매로 홀로서기 中 발췌 요약
위와 같은 현장 꿀팁을 듣다 보면 나도 함께 임장을 간 것 같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은 것 같아 책장이 쉽게 넘어간다. 이 또한 이 책의 큰 장점이다. 보통 전문서적이라 하면, 내용이 어려워서 책장을 넘기가 힘든 경우가 많다. 해당 분야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면 이런 때에 위축되기 마련이다. 내가 '싱글맘 부동산 경매로 홀로서기'를 읽는 데 든 시간은 단 하루다. 출퇴근 중 대중교통 안에서 시간을 내어 읽기 시작했고, 퇴근 후에도 그녀의 경험이 궁금해서 이어 읽게 되었다. 내용이 충실한 책을 읽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리고 그 책이 재미까지 있다면 금상첨화다.
이런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부동산 경매에 관심이 있고 경매 지식을 습득할 첫 책을 찾고 있다.
(굳이 경매가 아니더라도) 지금까지 하던 일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경험을 시도하려는 중이다. 용기를 얻고 등 뒤를 밀어줄 책을 원한다.
추천하지 않는 사람은 굳이 쓰지 않으려고 한다. 그럼 오늘 글은 여기서 마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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