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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재활기/교환학생을 준비하다

이탈리아 교환학생 - 집 구하는 방법 추천(1)

by 김알람 2022. 3.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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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견 갈 학교가 정해졌다면 이제 직면한 문제는 거주지를 구하는 것이다. 나는 이탈리아 밀라노에 집을 구해야 했다. 대부분이 알고 있다시피 물가가 비싼 유럽에서 조건이 괜찮은 방(집)을 구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그래서 방(집)을 구할 때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교환학생 기한 동안 살 집을 구할 때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 월세가 저렴했으면 좋겠다
- 수수료를 내더라도 사기 걱정이 없었으면 좋겠다.
- 그냥 빨리 거주지 문제가 해결되었으면 좋겠다.
- etc...

 
여러분의 마음 속에는 많은 조건이 있을 것이다. 나도 그랬다. 나의 최우선 조건 두 가지는 1. 사기 및 기타 문제가 생겼을 때 확실한 해결이 가능한 집을 구하는 것과 2.저렴한 월세였다. 나는 교환학생 기한 동안 최대한 많이 여행을 다닐 생각이었기 때문에 거주지에 쓸 돈을 아껴 여행자금에 보태고 싶었다. 그리고 열악한 환경에서도 잘 잘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무조건 저렴한 집을 구하고 싶었다. 그러나 자취를 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집을 구하고 계약서를 작성해 본 경험이 없었다. 그런 내가 타지에서 제대로 된 계약을 할 수 있을까? 란 막연한 두려움이 들었다. 때문에 집주인과 나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해 줄 중개인(혹은 중개 사이트)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여기까지 읽었으면 여러분이 생각하는 거주지의 조건을 빠르게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여러 개의 조건을 모두 우선순위에 두지 말고 차등을 두어서 생각해야 한다. 왜냐면 여러분의 조건을 모두 만족시키고 월세까지 저렴한 집은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우선순위를 매겼으면, 이제 집을 구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에 대해서 소개해 보려고 한다. 
 

집을 구하는 방법 목차

1. 기숙사 신청
2. 중개비용을 받는 외국 사이트를 이용 (ex. https://www.uniplaces.com/)
3. 중개비용을 아끼기 위해 집주인과 직접 소통 (ex. facebook 그룹) 
4. 국내 카페 이용 (ex. 다음)

 

1. 기숙사 신청

여러분이 파견될 학교가 기숙사를 가지고 있고 외국인(교환학생)을 수용한다면, 기숙사를 신청하는 것은 가장 마음편한 방법이자 사기당할 걱정이 없는 가장 안전한 방법이다. 만약 집 구하는 일에 시간을 쏟기 싫은 사람이라면, 기숙사 신청은 당신을 위한 최적의 선택일 수 있다. 물론 모든 방법에는 장·단점이 존재한다. 
 
기숙사의 장점

  • 방을 구하기 위해 이것저것 알아보는 시간이 줄어든다
  • 사기당할 걱정이 없다

기숙사의 단점

  • 대부분의 기숙사는 (교환학생) 수용인원이 적다. 기숙사 신청을 하고 싶다면, 최대한 빨리 기숙사 신청 일정을  알아봐야 한다. 농담이 아니다. 아무 생각 없이 시간을 보내다가 부랴부랴 기숙사 신청을 하려고 하면 이미 신청기한이 끝나 있을 수 있다. 당신이 기숙사에 꼭 들어가고 싶다면 파견학교가 정해진 직후, 모교의 홈페이지와 파견학교의 교환학생 탭의 정보를 확인해 기숙사 신청일을 꼭 확인해라.
  • 통금시간이 있을 수 있다.
  • 발품을 팔아서 집을 구하는 것보다 가격이 비싼 경우가 많다. 
  • 떨어질 수도 있다. 기숙사를 신청할 때는 항상 plan B에 대해서 생각해야 한다. 

통금시간의 경우 학교마다 다를 수도 있다. 내가 교환학생을 가서 알게 된 일본인 친구가 기숙사에서 학교를 다녔는데, 그 친구의 말을 들어보니 해당 기숙사는 통금시간이 있었다. 이건 기숙사마다 조건이 다를 수 있지만, 기숙사에서 살면 이런 변수도 있을 수 있다는 건 알아두는 게 좋다. 
 
 

중개비용을 받는 외국 사이트를 이용

내가 사용했던 방법이고 내 경험상 이 방법을 추천한다. 이 방법의 장·단점은 다음과 같다. 
 

사이트 추천

-uniplaces (내가 이용했던 사이트)
-spotahome (여기도 유명하고 알고 있다)

 
중개비용을 받는 외국 사이트 이용의 장점

  • 사기 당할 걱정을 덜해도 된다.
  • 계약에 문제가 생겼을 때 해당 사이트를 통해서 민원(?)을 넣을 수 있기 때문에 문제 발생 시 잡음이 덜하고,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이 높다. 
  • 기숙사와 다르게 조건을 특정할 수 있다. (ex. 층수, 구성원의 성별, 몇 사람이 한 방을 같이 쓰는지 등)

중개비용을 받는 외국 사이트 이용의 단점

  • 중개사이트 없이 집주인과 직접 컨택하는 것에 비해서 비싼 편이다. 
  • 매물을 찾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 당신의 조건이 까다롭다면, 매물이 많이 없을 수 있다.

이 방법을 사용한다고 집주인과의 마찰이 없는 것은 아니다. 나는 유니플레이스에서 8월 말에 입주할 수 있는 3인 1실을 예약했는데, 막상 집주인이 말해준 주소는 유니플레이스의 주소와 미묘하게 달랐다. 게다가 안내받은 방에 도착하니 사이트에서 봤던 사진과 다르게 2인 1실이었다.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서 어리둥절한 나에게 집주인은 자신이 다중예약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 집은 내가 예약했던 집의 옆집이자, 자신이 관리하는 다른 집이라는 것이다. 이곳에서 임시로 살다가 예약한 방의 임차인이 빠지면 그곳으로 들어가게 해주겠다고 했다. 내가 예약한 집은 같은 건물의 옆집이기 때문에 이사에도 큰 힘이 들지 않을 거고, 2인실에 사는 임시 기간에도 월세는 원래 받기로 했던 350유로(현재 약 47만 원)만 받겠다는 것이다. 다중 예약을 받았다는 말에는 화가 났지만 방법이 없었다. 집주인의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을 시 나는 새로운 집을 구해야 했으니까. 그래도 한 달은 2인 1실에서 살게 되었으니 좋은 게 좋은 거라는 나의 정신승리는 며칠 뒤에 깨지게 된다. 
 
유니플레이스에서 집을 구했을 때 내가 설정했던 조건은 1. 450유로 이하의 저렴한 집과 2. 여성전용 거주지 딱 두 개였다.  내가 들어갔던 2인 1실 집의 경우 소개를 받았을 때부터 옆 방에 떡 하니 커플이 살고 있었지만... 어차피 공용공간인 식당을 제외하면 별로 마주칠 일이 없을 것 같아서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데 2인 1실에서 며칠간 거주 후에 다시 만난 집주인이 하는 말이 몇 주 뒤에 같이 방을 쓸 사람이 들어올 건데 그게 남자라는 거다. 
 
그 순간 '이건 아니다'란 생각이 들었다. 나는 집주인에게 지금 상황이 내가 들었던 것과 다르다, 남자와 방을 공유하는 건 불편하고 이에 대해서 당신은 내게 말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최대한 빨리 내가 예약했던 옆집으로 옮기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집주인의 반응은 이랬다. 자신은 이미 들어올 때 사정을 설명했고, 옆집의 임차인이 빠지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당장 옮길 수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집주인은 내가 불만이 많다며 자기 집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른 집을 구하라고 말했다. 집주인이 이렇게 말할 수 있었던 건 밀라노에서 5개월 단기 거주할 집을 빠르게 구하는 게 힘들다는 걸 알기 때문이었다. 나는 말문이 막혔다. 이런 상황에서 내가 뭘 할 수 있었을까?
 

나는 uniplaces에 메일을 보냈다

 
사실 집주인에게서 받은 주소가 중개사이트(uniplaces)의 주소와 달랐던 순간부터 나는 uniplaces와 연락을 주고받고 있었다. 그 이유는 1. 사이트에서 중개해 준 집과 다른 집에 거주하는 게 정책 상 문제가 될지 2. 이런 상황에서도 중개사이트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당시 uniplaces와 주고 받은 메일 중 일부_ 대충 집 주소와 방 상태가 사진과 다른데 문제가 되는 거냐고 묻고 있다

싫으면 니가 나가라고 말하는 집주인에게 나는 유니플레이스와 계속 컨택하고 있으며 이 상황을 다 말하겠다고 했다. 만약 내가 이 집에서 살지 않고 나가더라도 그건 모두 당신 잘못이며 중개사이트에 그 사실을 고지할 거라고도 했다. 이후 머리 아픈 일들이 있었지만 결국 나는 빠르게 내가 예약했던 원래 방으로 옮길 수 있었다
 

대충 9월 1일에 예약한 방에 들어갈 수 있다는 내용_이제야 알았는데 집주인은 내가 입주예약일보다 빨리 도착해서 임시집을 줬다고 거짓말까지 한 모양이다
8월 말 입주일 딱 맞춰서 들어갔구만_그리고 이 글 보고 350유로짜리 방이 있나 혹하는 사람들에게 말한다_싼 건 싼 이유가 있다_나는 어차피 5개월 살 거 방 상태가 안 좋아도 상관없다는 마인드라서 잘 살 수 있었다_방 환경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못 살았을거다

 
내 문제가 해결된 데는 물론 운도 작용했다. 원래 그 방에 살고 있던 임차인이 계약기간보다 몇 주 이르게 방을 뺐기 때문에 내가 그 자리에 빨리 들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내가 중개사이트에 중개비를 냈고, 내 돈을 받은 이상 그 사이트는 나와 집주인의 분쟁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이 아니었다면 나는 집주인에게 내 의견을 강력하게 주장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내 예상보다 uniplaces 측이 조정을 잘해주었다. 질문에 대한 피드백이 즉각적이었고, 집주인의 말을 항상 나에게 교차 검증했다. 그래서 집주인이 유니플레이스 쪽에 전달한 왜곡된 상황을 정정하고 압박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만약 내가 페이스북 같은 사이트로 집주인과 직접 컨택했다면 집주인의 나가라는 말에 울분만 삭였을 것이다. 
 
 
생각보다 글이 길어졌다. 3과 4번의 방법은 다음 글에 소개하겠다
다음 글 보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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