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인생재활기/교환학생을 준비하다

교환학생 준비하기(3)-나라 정하기

by 김알람 2022. 2. 17.
728x90
반응형

막연히 교환학생을 가고 싶다는 마음으로 토플을 본 후에, 점수가 나온 결과지를 받고 나는 고민에 빠졌다. 

교환학생의 꽃(?)이라면  1이 영어실력 향상이요, 2가 여행 아니던가?

 

영어실력 향상을 위해선 영어권 나라를 선택하는 게 좋을 것이다. 

알고 있는 영어권 나라라면 1. 미국 2. 캐나다 3. 영국 4. 호주였는데...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고민 끝에 나는 영어권 나라를 신청하기를 포기했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글이 너무 길어서 읽기 귀찮다면 맨 끝으로 가자. 내가 이 글을 쓰면서 여러분에게 해 주고 싶었던 이야기의 요약본이 맨 밑에 있다. 

 

 

1. 미국

내가 받았던 토플 점수는 92점. 

내가 교환학생을 신청하던 시절, 학교 내의 카더라에 따르면 미국 학교 신청 시 안정권은 110점대였다.(물론 이건 카더라에 불과하다)

그 이야기가 사실인지 아닌지 지금은 알 수 없지만 나는 굉장한 쫄보(... 나약한 녀석...)였기 때문에 이 뜬소문을 듣고 미국에 있는 학교를 신청하는 걸 바로 포기해버렸다. 

지금 생각하면 살짝 아쉽다. 미국 학교를 가지 못한 게 아쉬운 게 아니라, 안 될까 봐 겁먹어서 지레 포기해 버린 사실이 아쉽다. 

'잘하지 못하는 것, 어차피(?) 안 될 것엔 눈길도 주지 않는다'는 내 성향은 자랄수록 더 견고해졌고,

나 역시 오랜 시간 자신의 이런 성향에 문제점을 찾지 못했다.

하지만 교환학생을 신청하는 것 자체가 극도의 안정을 추구하는 성향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시도였는데도,

중요한 결정을 앞두었을 때 그렇게 하지 못했다. 그 사실이 아쉬울 뿐이다.

이렇게 말을 하다 보니 내가 진짜 찐따 같아서 변명을 좀 하자면, 당시에 미국을 선택하지 않은 데에 이유가 있긴 했다. 

 

  • 첫째로 나는 미국이란 나라에 그다지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있는 용기 없는 용기를 다 끌어모아 4학년 중에 가게 된 교환학생...

나는 이미 대부분의 학점을 다 채워서 양질의 수업에 대해선 별 욕심이 없었다.

새로운 장소에 뚝 떨어져 내 성향을 좀 바꿔보고, 그 김에(?) 영어 공부도 좀 하고, 당연히(?) 여행도 좀 하려는 마음뿐이었다.

그렇다, 나는 당시에 교환학생의 본질인 학교와 수업보다 잿밥에 더 관심이 많은,

더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본질엔 아예 관심이 없고 잿밥에만 눈이 벌게진 불량학생이었다. 

미국 여행도 나쁜 건 아니지만 역시 대학시절 여행이라고 하면 유럽이 아니던가?

이렇게 나의 마음은... 유럽으로 가버린 것이다...

그리고 결과를 보자면 마음 가는 대로 유럽을 선택한 게 나의 입장에선 정답이었다. 

왜 정답이었는지는 나중에 말해주겠다.

 

  • 둘째로 갈만한 학교가 없었다.

호기롭게 교환학생이 되겠다 마음먹었지만 내 전공(편의상 A라고 부르겠다) 있는 학교를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였다. 

교환학교에 A학과가 있더라도 딱 A 포함 몇몇 전공만 교환학생을 받지 않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유럽여행을 하고 싶어서 교환학생을 꿈꾼 것도 있었는데, 유럽여행을 포기하고라도 가고 싶은 학교가 미국에 하나 있긴 했다.

그 학교에 안정적으로 갈 수 있다면 토플 시험을 한번 더 보겠다는 마음을 먹게 한 학교였다.

A전공도 있었고, 미국에 있어서 생활 속 영어공부도 가능했고, 다 좋았다.

하지만 그 학교의 A전공은 교환학생을 받지 않았다. 

굳이 그곳에 가고 싶다면 *방문학생을 신청하는 방법도 있었는데, 그런 돈x랄 방법을 생각할 정도로 가고 싶은 학교는 아니었던 데다가

1년 과정도 아닌 6개월 과정에 그 정도 금액을 쏟아붓는 것도 미친 것 같아서 금세 포기해 버렸다. 

*방문학생이란? 모교에 등록금을 내고 다녀오는 교환학생과 다르게 가고자 하는 외국대학에 등록금을 내고 다녀오는 제도. 그리고 여러분도 알다시피 미국 대학 등록금은 비싼 편이다.

 

2. 캐나다

개인적으로 추위를 정말 많이 탄다. 그래서 처음부터 캐나다에 갈 생각은 1도 없었다.

찾아본 바에 의하면 사색을 좋아하고 시끄럽게 노는 걸 꺼리는 사람들에게 캐나다는 정말 좋은 나라인 것 같다. 

우리나라랑 다르게 미세먼지 문제도 없다. 영어도 쓴다. 

다 정말 좋았지만 전체적으로 추운 나라라는 걸 견딜 수 없었다. 

교환학생으로 가는 시기가 여름이었으면 혹했을지도 모르지만 겨울이었기 때문에 기후만으로 고려대상이 아니었다. 

 

3. 영국

아, 영국. 영국을 생각하면 지금도 아쉬운 마음이 든다.

앞으로 할 이야기는 단순히 누군가의 개인 경험을 읽고 재미를 느끼는 것 이상으로 여러분에게 교훈을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앞서 나는 여러분에게 교환학생의 꽃이 영어공부와 여행이라는 나의 개인적인 견해를 밝혔었다.

그런 면에서 영국은 영어공부와(영국식 발음은 덤이다) 유럽여행을 한 번에 달성할 수 있는 좋은 나라였다.

심지어 영국에서 갈 수 있는 학교 중에서는 나의 전공인 A와 유사한 전공에 교환학생을 받는 학교도 존재했다.

이 사실을 발견하자마자 나는 영국이야말로 내가 교환학생으로 가야 할 나라다! 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론을 이야기하자면, 나는 영국에 있는 그 학교에 지원하지 못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차근차근 이야기하겠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은 나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를 바란다. 

 

  • 첫 번째이자 마지막이면서 영국 학교를 신청하지 못한 가장 강력한 실수는 학교 서칭을 너무 늦게 했다는 것이다.

 

내가 교환학생을 준비한 이유는 영어에 자신이 없어서 영어실력을 향상하고 싶었고,

여행을 하고 싶었으며,

가장 큰 이유는 내가 잘 못할 것 같으면

(이 경우에는 토플 시험에서 고득점을 맞는 것이 나 자신이 예상하는 '내가 잘 못할 것 같은 것'이 될 것이다)

지레 겁먹어 포기하고 마는 나의 성향을 이기고 싶어서였다.

그러니까, 교환학생으로 선정되는 것 자체가 목표였지, 그 이후에 뭘 어떻게 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는 없었던 것이다.

 

만약 당신이 나와 같은 사람이라면, 그러니까 어느 나라를 가던 어떤 학교가 선정되던 교환학생을 가는 것 만이 목표인 사람이라면

토플 시험을 보기 전에 굳이 나라와 학교 서칭을 미리 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특정 나라나 특정 학교를 목표로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당연하지만 그 나라에 내가 갈 만한 학교가 있는지,

학교가 있다면 그 학교에서 어떤 어학시험을 요구하고 조건은 무엇인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영국을 가고 싶다면 일단 토플이 아니라 아이엘츠를 보는 게 맞다.

왜냐하면 영국의 대부분의 학교들이 아이엘츠 점수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토플과 아이엘츠는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다르다. 

컴퓨터와 마주 앉아하는 스피킹 시험이 아이엘츠에서는 사람을 마주 보고 진행되고,

주로 나오는 영어 발음도 아이엘츠에서는 미국이 아닌 영국식일 거다. 

(더 자세한 사항은... 아이엘츠를 준비하지 않아 나도 모르겠다)

만약 당신이 가고 싶은 나라가 영국이라면, 처음부터 아이엘츠를 준비하면 된다. 

교환학생 가야지! 하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토플을 몇 개월 공부하다가

뒤늦게 영국에 가고 싶어서 교환학생 신청이 얼마 남지 않은 시기에 아이엘츠를 다시 공부하는 불상사가 일어난다면 얼마나 슬프겠는가?

 

만약 당신이 이미 토플 시험을 쳤고, 재시험을 칠 생각이 없는데 무조건 영국에 있는 학교를 가고 싶다면

이제부터 당신의 모교의 교환학교 목록을 꼼꼼히 살펴봐야 할 시간이다. 

영국에 있는 학교들 중에도 토플 점수를 이용해 신청할 수 있는 학교 목록이 있을 테니까. 

내가 다녔던 대학과 결연한 외국대학들만 그랬는지 아닌지는 알 수 없지만

영국의 학교들은 다른 나라의 외국 대학들에 비해서 총점수가 아니라 종목별 점수를 보는 학교가 많았다. 

 

예를 들어 영국에 있는 B학교에 교환학생 신청을 넣고 싶으면 토플 80점을 넘어야 하는데,

총점이 80점 이상이어야 하는 것 외에도 각 항목별 커트라인이 있었다. 

리딩 20점, 리스닝 20점, 스피킹 20점, 라이팅 20점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는 식으로 말이다. 

그렇다, 내가 가고 싶었던 학교가 그랬다. 

내 토플 점수는 92점으로 커트라인을 넘겼지만 스피킹 점수가 20점을 넘지 못했기 때문에

나는 원하던 학교에 지원을 할 수 었었다. 

 

물론, 영국에 가면 좋겠는데? 하는 설익은 마음일 뿐이었기에 살짝 아쉽긴 했지만 뼈에 사무칠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내가 꼭 영국에 가고 싶었다면, 꼭 B 학교에 가고 싶었다면, 굉장히 실망스러웠을 것이다. 

이처럼 가고 싶은 나라와 학교가 분명하다면 어학시험 선택부터 항목별 점수를 어떻게 충족시킬지까지 전략이 필요하다. 

 

4. 호주

호주는 캐나다나 미국, 영국처럼 경쟁이 치열하지도 않았고 춥지도 않은 나라였다. 

이렇게 조건만 놓고 보면 정말 좋았지만... 어쩐지 끌리지 않았다. 

내가 쓰기로는 교환학생의 꽃이 1이 영어 2가 여행이라고 했지만,

지금 와서 다시 생각해보면 나의 무의식적인 최우선 순위는 유럽여행이었다.

그리고 여담으로 호주는 주변에서 워킹홀리데이로 워낙 자주 가는 느낌이라서

꼭 교환학생으로 가지 않더라도 언젠가 한 번은 가겠지 하는 느낌이었다.

물론 지금은 코로나 덕분에 힘들어졌지만 말이다...

 

 

 

Q. 그래서 결국 내가 선택한 나라는??
A. 이탈리아...ㅎㅎ


이탈리아를 선택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가 있었는데...

그건 다음 글에서 진행하도록 하겠다ㅎㅎ

이 글은 너무너무 길지만 내가 이야기하고자 했던 건 간단하다. 

 

교환학생을 가고 싶은 당신 자신의 목표를 명확히 해라. 

 

난 가고 싶은 나라나 학교가 확실하다.

-> 모교 홈페이지의 교환학생 관련 카테고리에 들어가서 파견 가능한 외국학교 목록과 각 학교들에서 요구하는 기준들을 꼼꼼히 훑어라.

그리고 당신이 가고 싶은 나라의 신청가능한 학교들이 어떤 어학시험을 요구하는지,

높은 총점을 요구하는지 아니면 항목별 커트라인을 요구하는지 확인해라. 

그리고 나서 그걸 준비해라.

만약 항목별 커트라인을 요구한다면 내가 앞서서 토플 이야기를 하면서 이야기한

'못하는 분야는 버리고 아는 분야에서 최대한 점수 올리기' 방법은 잊어라. 당신만의 전략이 필요할 때다. 

영어권이 아닌 나라들은 영어가 아니라 자국어 어학시험 점수(?)를 요구할 때가 있다.

당연하다, 자국어로 진행되는 수업을 따라갈 능력이 있는지 봐야 하니까. 

당신이 가고 싶은 나라의 언어를 전혀 하지 못하는데도 그 나라의 교환학생으로 꼭 가고 싶은 경우가 대부분 없겠지만... 있을 수도 있다!

어떤 학교는 영어권이 아닌 나라의 학교인데도 그냥 토플 점수를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내가 토플 점수를 가지고 이탈리아의 대학에 교환학생으로 갈 수 있었던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홈페이지의 공지사항을 읽지 않아 이런 경우를 모른다면 당신은 생판 모르는 언어를 처음부터 배워야 할 것이다. 

특정 나라나 특정 학교에 가고 싶다면 일단 거기서 요구하는 기준을 먼저 확인해라. 맨땅에 토플 공부를 시작하지 말고 말이다. 

 

 

그냥 교환학생을 가고 싶다. 어느 나라던 상관없다. 그냥... 가고 싶다!

-> 대부분 토플을 요구한다. 토플 공부를 열심히 해라. 앞에서 내가 이야기한 것처럼 점수를 받을 수 있는 항목(리딩이라던가... 리스닝이라던가...)에서 최대한 점수를 뽑아서 총점을 높여라. 나라랑 학교는 나중에 선택하면 된다. 

 

 

난 영어를 못한다. 그런데 다른 외국어는 하나도 모른다. 그리고 교환학생이 되고 싶은 이유는 유럽여행 때문이다. 그런데 나는 영어를 너무 못해서 교환학생이 못 될 것 같다... 안 할래...

-> 제발 도전해라. 주변에 교환학생 안 가서 후회하는 사람들 정말 많이 봤다. 나는 대학의 캠퍼스 라이프를 제대로 즐기지 못한 사람 중 하나라서 과거의 내가 한심하지만, 그래도 대학 생활 중 딱 하나 잘 한 걸 뽑자면 교환학생으로 외국에 다녀온 것이다. 경쟁률이 낮은, 유명하지 않은 학교에 가서 전공에 별로 도움되지 않는 수업을 들으면... 그게 어떤가?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수업 듣고 금, 토, 일 3일 동안 주변 나라를 여행한다면 충분히 알찬 경험을 하는 것이다. 당신의 목적은 유럽여행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갑자기 말투가 왜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네...)
유럽 대학 중에서 자국어를 요구하는 대학들 말고, 토플 점수를 요구하는 대학교들은 토플의 커트라인이 낮은 경우가 종종 있다. 유럽의 대학들의 경우 미달이 되는 경우도 많아서 커트라인만 넘으면 그냥 통과되는 경우도 꽤 있었다. 물론, 안타깝게 떨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신청하지 않으면 안 될 확률이 100%인 거다. 어차피 안 될 것 같아도, 가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도전해봐라. 그래야 나중에 후회가 남지 않는다.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