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임] 영화 '반지의 제왕'에 충실한 게임 <반지 전쟁> 2판 후기

 

영화에 충실한 컨셉, 40여 페이지에 달하는 엄청나게 복잡한 룰
보드게임 숙련자가 아니면 재미를 느끼기도 전에 지칠 수도

 

 

 

반지전쟁 박스

 

게임 소개

<반지의 제왕: 가운데땅 여정>에 이어 이번에는 M님이 <반지 전쟁>을 가져오셨다.  반지 전쟁은 영화 <반지의 제왕>을 소재로 한 게임들 중에서도 꾸준한 인기를 가진 게임으로 소개를 보면 2~4인플까지 가능하다고 하지만 플레이해본 결과 1대 1 진검승부를 하는 게임이다. 

 

내용은 영화 <반지의 제왕>와 같다. 각 플레이어는 반지 원정대 진영(자유민 진영)과 사루만 진영(그림자 진영)으로 나뉜다. 각 진영마다 두 개의 승리 조건이 있고, 조건을 먼저 충족시키는 쪽이 이기게 된다. 

 

자유민 승리 조건
1. 타락 수치 12 이하인 상태에서 모르도르에서 반지 파괴
2. 군사 승점 4점 달성

그림자 승리 조건
1. 반지 원정대 타락 수치 12에 도달
2. 군사 승점 10점 달성

 

파란색: 자유민 진영 / 빨간색: 그림자 진영

 

40여 페이지 이상인 룰북과 엄청나게 큰 게임판을 가진 게 특징이다. 해 보니 정말 어려웠다. 2시간 30분 동안 룰 북을 익히고 플레이는 4시간 진행했다. 다른 분들 후기를 찾아보니 2시간 만에 플레이를 마친 분들도 있는 걸로 봐서 초보자여서 더 오래 걸린 듯싶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절대 쉬운 게임이 아니다. 보드 게임 입문자에게 이 게임을 추천하면 바로 보드게임 세계에서 탈덕할 수도 있을 정도. 로그라이크 게임 같은 어려운 게임에 더 불이 붙는 사람이면 의외로 재미있게 할 수도 있겠지만 쉽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찾는다면 이 게임은... 더 나중을 기약하길 바란다. 

 

 

 

플레이 후기

 

정말 어려웠지만 재미있었다. 원작 영화의 팬인 사람들은 더더욱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거다. 영화 속에서 프로도가 나즈굴의 추적을 따돌리며 모르도르로 고생 고생해서 진격하는 게 보드게임 속에 그대로 구현되어 있다. 그림자 진영의 막강한 군사력과, 영화 초반에는 현재 중간계에 위기가 벌어지고 있다는 것 자체를 인지 못하는(ㅋㅋㅋ) 반지원정대 팀의 우호세력까지, 원작 영화의 컨셉이 게임 속에 충실히 담겨있다. 그래선지 게임을 플레이하며 영화를 재탕하는 것 같은 재미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영화를 생각하게 했던 건 반지원정대(이것도 정말 원작 같다. 게임 속에서 다른 동료들은 개별 움직임이 가능하지만 샘과 프로도는 '반지원정대'로 묶여 피규어가 하나다)의 타락 수치였다. 반지원정대가 이동할 때마다 그림자 진영은 주사위를 이용해 '추적'을 할 수 있는데, 이때 추적이 성공하면 '반지 원정대'는 타락 수치를 얻게 된다. 은신해서 도망가는 프로도와, 이를 추적해 그를 타락하게 하는 그림자 세력이라는 컨셉은 나즈굴에게서 도망가기 위해 반지를 사용하며 점차 정신력이 깎여가던 영화 속 프로도를 대면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나즈굴에게서 도망가는 반지 원정대

 

 

<반지 전쟁>에서 내가 그림자 진영, M님이 자유민 진영이었는데 프로도를 타락시킬 때마다 얼마나 재미있었는지 모른다 ㅋㅋㅋㅋㅋ. 그림자 진영은 군대도 빵빵해서 처음엔 정말 다 이겼다고 생각했는데... 막판에 자유민에게 점령지를 함락당해 군사 승점으로 졌을 때는 얼마나 허탈했는지 모른다. 

 

 

 

총평

영화 반지의 제왕의 팬, 어려운 보드게임을 좋아하는 사람, 협력보다 상대와 승부해서 이기는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나는 게임을 잘 못해서 협력 게임을 좋아하는 편이라 취향에 딱 맞지는 않았다. 하지만 영화 <반지의 제왕> 확장판을 4번 돌려본 팬으로선 즐거웠다. 

 

하는 중에는 진이 빠지고, 게임이 끝난 다음에도 탈력감이 오지만 하루 지나니까 한번 더 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이상한 보드게임. <반지 전쟁> 2판 리뷰를 마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