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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재활기/교환학생을 준비하다

모의토플 62점이 80점 넘기(1)

by 김알람 2021. 9.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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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환학생을 가고자 결정하면서 나는 토플공부를 해야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토익이고 토플이고 모두 나와는 먼 거리에 있다고 여겨져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 

특히, 학원에서 한 달 공부한 후 받은 120점 만점에 62점이라는 청천벽력같은 과거가 

두려움을 부채질했다. 

 

그렇다고 해서 공부를 미루기만 할 수는 없는 법. 

해커스 토플 자유게시판에서 '3개월만에 70점/80점/90점 넘은 후기' 등을 둘러보며 

대차게 현실 도피를 하던 나는 마음을 다 잡고 공부 방법을 정하기로 했다. 

 

여러분도 알다시피 토플을 준비하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학원도 있고 인터넷 강의도 있고 둘 다 싫다면 책만 사서 독학으로 공부를 할 수도 있다. 

이미 과거에 학원에 갔다가 몇십만원의 돈만 깨지고 쓴 패배감을 느꼈던 나는 

인터넷 강의를 선택하기로 했다.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토플을 준비하던 고릿적에는 토플 환급반이라는게 있었는데...

20만원이나 되는 토플 응시료와 거의 40만원에 육박하는 인터넷강의료가 부담스러웠던 나는

해커스에 있던 80점 환급반을 신청했다. 

 

모의시험 62점이라는 과거가 있던 나에게 80점은 까마득하게 느껴졌지만 

80점 환급반이나 100점 환급반 밖에 없었기 때문에 사실상 전자를 신청할 수 밖에 없던 것이다. 

그래도 나에게는 강의료를 돌려받을 계획이 있었다. 

당시에 환급을 받는 방법은 80점 이상을 받은 결과지를 홈페이지에 제출하거나 

강의 기간인 6개월 동안 매일매일 출석체크와 강의 한개를 듣는 것이었는데

설사 점수에서 80점을 받지 못하더라도 출석체크를 이용해 

토플 응시료를 벌겠다는 야심찬 희망이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모교에서 교환학생으로 뽑혔던 과거 학생들의 토플 점수를 봤을 때 

80점 내외는 되어야 유럽의 어느 나라라도 신청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이나 영국, 그리고 이 두 나라보다는 인기가 적지만 영어를 사용하는 캐나다나 호주는 

영어공부를 목적으로 교환학생을 신청하는 학생들의 인기 국가였기 때문에 90점에서 100점이상은

받아야 안정권으로 보였지만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 않는 유럽국가들의 경쟁률은 이보다 낮아

전학기에 선정된 학생들의 토플 평균점수가 80점대 정도였다. 

토플 인터넷 강의를 신청할 때는 앞날이 막막했기 때문에 그냥 토플 시험을 잘 준비하고 

시험 점수를 받으면 점수에 맞는 나라를 찔러보자는 될대로 되라 식의 마음이었다. 

 

어쨌거나 그래서 80점 환급반을 신청한 나는 첫 한달을 출석체크만 하면서 날려보내게 된다. 

환급을 받겠다는 마음이 너무 커서 토플 시험을 위해 

인터넷 강의로 공부한다는 본래의 목적이 가려진 것이다. 

이것이야 말로 주객전도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상황 아닌가? 

솔직히 말하면 당시의 나는 내심 내가 토플 80점을 넘을 수 없을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렇게 매일매일 pc로 홈페이지에 들어가 출석체크에 도장을 찍고 

인터넷 강의 한편을 배경음악으로 틀어놓으며 하루하루를 낭비하다가 

어느 날 술을 먹고 출석체크를 빠트려버리고 말았다. 

 

그때의 기분을 표현하자면 정말 발 밑이 무너진 기분이었다. 

공부는 커녕 출석체크만 해대면서 나는 이미 '난 안될것이다'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던 거다. 

당시에는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이제와 생각해보면 난 결과가 안좋을 거라 지래짐작하고 

아직 닥치지도 않은 부정적인 결과를 회피하려고만 하고 있었다. 

하지만 출석체크에 구멍이 나면서 회피할 길은 요원해졌고

그제야 제정신이 돌아와 '내가 지금 무슨 헛짓거리를 하고 있지?' 하는 깨달음이 벼락처럼 꽂혔다. 

당시에 밤까지 술을 퍼마시고 하루종일 누워있느라 출석체크를 빼먹어준 과거의 나에게 감사하다. 

그래서 내가 정신을 차렸으니. 

 

깨달음을 얻은 후 나는 그제야 '제대로' 토플 공부를 해볼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많고 많은 교재 중에서 나에게 어울리며 목표인 80점에 다가가게 해줄 교재를 골라야 했다. 

 

해커스 토플 교재는 

intro(65+) > basic(75+)> intermediate(85+)> 스타토플(90+) > 정규(95+)> 실전(100+)

순서로 되어 있었는데, 사실 고릿적에 찾아본 것을 기억해서 작성한 건 아니고

해커스 홈페이지에 있는 교재설명을 베꼈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바로 그 교재는 정규교재인데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들이 나와 마찬가지로 수능 영어 4등급, 모의토플 시험 62점 정도라면

 

'아는 교재니까 바로 정규로 간다!'

'90점을 목표로 해야 80점이라도 얻는 법, 바로 정규로 간다'  

 

이런 생각은 애시당초 버리는 게 좋다. 

이건 내 경험담에서 하는 소리다. 

나는 공부를 시작하고자 한 후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바로 

해커스 토플 파랭이(토플 reading 정규교재)를 사서 폈지만 

그건 잘못된 선택이었다. 비내리는 호남선같은 채점 결과는 예상했던 결과였지만

더 큰 문제는 내가 지문 본문을 거의 읽을 수가 없었다는 점이다. 

그렇다. 나는 파랭이 교재의 문제를 푼 것이 아니라 거의 찍은 것이었다. 

뱁새가 황새따라가면 가랑이가 찢어지는 법이라고 하던가? 

본문을 읽는게 아니라 거의 때려 맞추는 상황도 심각했지만 더 심각한 건 

문제를 거의 다 틀리면서 점점 내가 위축되었다는 점이다. 

reading-listening-speaking-writing 중에서 리딩이 제일 만만해 보여서 그것부터 시작한건데

계속 죽만쑤니 계속 하기가 미친듯이 싫었다. 

 

그 시절 나와 같이 영어를 못하면서 토플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일단 위축되면 하기가 싫어지기 마련이다. 

그리고 리딩은 단어가 절반이다. 

영어를 못하고 영어가 너무 어려워서 토플을 시작하는게 너무 두려웠던 나 같은 사람이라면

일단 해커스 보카 책 (초록이)를 사라. 

영어공부를 등한시했던 많은 사람들(나포함)에게 책에서 말하는 1일 분은 너무 많을 것이다. 

나는 그래서 1일 분의 절반씩을 외웠다. 

이게 힘들다면 1일을 3등분해서 외워도 상관없다. 

 

서점에서 보카 책을 사면서 리딩 책들도 꺼내서 읽어봐라. 

리딩, 리스닝, 스피킹, 라이팅 네 분야가 있는데 리딩을 콕 집어 얘기한 이유는

영어를 못하는 우리같은 사람들이 저 위의 네 분야 중에서 그나마 잘 하는 것이 

리딩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머지 분야는 서점에서 훑어봐도 뭔 말 하는지 알 수도 없다. 

 

리딩 책을 꺼내서 지문을 읽어보고 

'뭐라는지 1도 모르겠다' 싶으면 더 쉬운 리딩 책으로 넘어가라. 

해커스 정규(95+) 리딩책을 읽으며 막막함을 느꼈던 나는 intermediate 리딩 책으로 넘어갔지만

그것도 영 힘들었다. 

지문을 읽었을 때 모르는 단어가 너무 많아서 읽다가 포기할 정도가 되면 

당신은 그 책으로 공부할 수준이 안 되는 거다. 

모르는 단어가 있지만 그래도 '이정도면 읽을만 한데?' 수준이 되어야 공부도 되는 법이다. 

정규책 정도 되면 지문 길이도 실제 시험과 똑같지만 

쉬운 책들은 지문 길이가 다소 짧아 지문 하나를 읽는게 그렇게까지 막막하게 느껴지지는 않을 거다. 

내가 시험해 봤을 때 나는 해커스 basic 리딩 책 정도면 내 수준에 맞는다는 생각을 했고

리스닝, 스피킹, 라이팅은 내가 잘 모르는 분야였기 때문에 리딩에 맞춰서 나머지 책들을 구매했다. 

basic 책으로 리딩 문제를 풀고 절반 이상을 맞으면서 나는 '이정도면 할만한데?' 하는 생각을 했다. 

영어를 못하는 사람은 할 만한 수준이거나 아니면 할 만한 수준에서 더 나아간 '이정도면 좀 쉬운' 수준에서 시작하는게 좋다. (이건 전적으로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문제를 해답지와 맞췄봤을 때 다 맞을 정도가 되면 너무 쉬운 거지만 절반 정도는 맞출 수 있는 게 

자신감 회복에는 도움이 된다. 처음부터 너무 높은 경지를 바라보면 당연히 막막하게 느껴지고 그러면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사라진다. 무기력해진다. 

이렇게 되기 보다는 '뭐야 나 생각보다는 좀 하잖아?'하는 자만심을 심어줄 정도가 차라리 낫다. 

 

나와 같은 영알못이면서 토플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말해주고싶은 게 있다.

90점 이상의 고득점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하등 소용없는 충고니 그냥 지나가주면 된다. 

리딩,리스닝,스피킹,라이팅 네 분야에서 골고루 20점 이상의 점수를 맞아야 하는 사람들도 

대충 보고 넘어가주면 된다. (토플 점수를 요구하는 외국의 대학들 중에서는 총 점 말고도 각 파트의 점수가 일정 점수 이상이어야 하는 학교도 있다) 

하지만 총 점수만 생각하는 영어못하는 사람들이라면 

리딩과 리스닝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 

리딩 30점 리스닝 30점만 합쳐도 60점이다. 

'아니 이 어려운 시험에서 리딩 리스닝 만점을 어떻게 받아!!!'

이렇게 생각할 수 있지만 이건 만점을 받으라는게 아니다. 

그냥 리딩 리스닝에서 최대한 점수를 뽑아내야 한다는 거다. 

한국식 영어 주입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그나마 익숙한 게 리딩과 리스닝이다. 

배운적이 전혀 없을 스피킹과 라이팅에서 점수를 뽑아내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내가 이렇게 전략적으로 접근했던 건 아니고 

스피킹과 라이팅을 어떻게 공부할지 막막해서 등한시 했던 거지만

나는 리딩 리스닝에 집중하는 방법으로 당시에 나는 상상할 수 없었던 고득점인 92점을 받을 수 있었다. 

내가 했으니 여러분도 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학교만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막상 교환학생을 신청하고 나니

그런 고득점은 필요도 없었다... 유럽에 있는 비영어권 대학은 70점 80점 대도 충분히 갈 수 있었다. 

(근데 이건 우리학교만 그랬을 수도 있다... 다른학교에선 아니라면... 미안하다)

그러니까 영어를 못한다고 교환학생에 도전하는 걸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70점이 목표라면 

리딩,리스닝, 스피킹, 라이팅에서 25,25,10,10 만 받아도 된다. 

스피킹에서 입을 아예 다물고, 라이팅에서 백지를 내지 않고선 점수가 10점보다는 높을테니 

리딩 리스닝에서 더 낮은 점수를 받아도 70점 받기엔 충분하다. 

생각보다 글이 너무 길어져서 이후의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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