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30일 - 5월 1일 동안 전주국제영화제에 다녀왔다. 코로나 이후 여행도 오랜만, 영화제도 오랜만이었다. <자본주의를 향해 달린 자동차>와 <밀란 쿤데라: 농담에서 무의미까지>란 다큐를 보았고 해당 다큐에 대한 짧은 리뷰도 작성했다. 1박 2일이란 짧은 일정 때문에 뭘 즐길 수 있을까 싶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재밌었다.
전주를 지나다 본 kodak Express. 기억 속의 kodak을 상기시켜줘서 사진을 찍었다. 전화번호를 가릴까 했지만 가게 사장님은 전화번호 노출을 더 좋아할 것 같아서 그냥 올린다. 만약 이 포스팅을 보는데 번호를 내리고 싶으면 말해주세요 사장님.
아래로는 전주에서 먹었던 밥집을 소개한다. 먹는 게 남는 것이니까.
해태바베큐
이걸 먹을 때까지만 해도 블로그에 포스팅해야겠단 생각을 못했다. 그래서 외관도 못 찍었다.
음식점 이름이 해 뭐였는데... 하는 기억을 더듬어 구글 검색으로 식당을 찾아냈다.
전주 <해태바베큐 위치>
메뉴가 20000원짜리 바베큐 단품밖에 없다. 심지어 밥도 추가가 안 된다.
밥 비벼먹고 싶으면 걸어서 2분 거리의 편의점에서 햇반을 사 오면 된다. (가게 사장님이 알려준 정보)
치즈와 참치마요 김밥을 사 가서 닭을 모두 해치운 후에 볶음밥을 해 먹었는데 꿀맛이었다. 매우 추천한다.
백수의 찬
사실 이곳을 소개하기 위해 포스팅을 작성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논알콜 맥주를 판다. 물론 알콜 음료도 판다. 정말 술을 마시고 싶었지만 약을 먹고 있으므로 술은 마시지 않았다.
오픈 시간은 오후 12시다. 이곳을 추천받고 오전 11시 45분에 미리 와 있었는데 이미 기다리는 분이 있었다. 재료 소진 시 가게 문을 일찍 닫을 수도 있다고 한다. 나는 계절 메뉴인 두릅덮밥을 먹었는데 메뉴판에는 적혀있지 않았다. 이 가게를 아는 분이 해당 메뉴를 소개해주지 않았으면 나도 못 먹었을 것이다.
원래 두릅을 좋아하는 편도 아닌데 정말 맛있었다. 내년 봄에 전주에 또 가게 된다면 이곳에 꼭 다시 들려 두릅덮밥을 또 먹고 싶다. 일행이 시킨 건 아마도 소고기덮밥에 닭알 한 개 메뉴였던 것 같다. 그리고 사이드 메뉴인 가라아게를 시켰는데 이것도 맛있었다. 전체적으로 튀김을 참 잘하는 집이었다. 포스팅하는 지금도 두릅 특유의 향기가 코끝에 어른거리는 것 같다. 배가 고프다.
외부 테이블에서 밥을 먹고 있는데 냉장고 옆에 붙은 고양이 출몰 조심 주의문을 보았다. 재밌다고 생각했는데 진짜로 고양이가 등장해서 테이블 주위를 돌아다녔다. 2층인데 웬 고양이지? 하고 주위를 둘러보니 이 녀석 말고도 여러 마리를 볼 수 있었다. 청년몰 사람들이 길고양이를 위해 보금자리를 마련해준 듯하다.
예전에 다른 지역 청년몰을 가 본 적이 있는데 그때는 실망스러웠다. 하지만 전주의 청년몰은 생각 외로 재미있었다. 백수의 찬에서 밥 먹고 책방에 들어가서 책도 구경하고, 고양이도 구경하다 보니 시간이 금방 갔다. 청년몰 안에 있는 <바, 차가운 새벽>이라는 술집도 추천을 받았는데 술을 못 마셔서 아쉬웠다.
전주 <백수의 찬> 위치
원래 책 리뷰만 써 와서 여행이나 맛집 포스팅을 하게 될 줄 몰랐다. 그래선지 포스팅의 질이 저질이다.
집으로 돌아와 일상을 보내는 중에 사람의 기억이 얼마나 빨리 휘발되는지를 생각했다.
예전에는 사진 찍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특히 내 사진은 거의 찍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나니 즐거운 일들은 너무나 빨리 머릿속에서 사라져 버렸다.
다행히 친구들이 찍어준 사진을 통해 그때의 행복감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요즘은 즐거운 일들을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사진이든 글이든, 미래의 힘든 시기에 보고 당시의 행복한 기분을 다시금 느낄 수 있도록 말이다.
인간은 시각의 영향을 많이 받으니 되도록이면 사진이 좋을 것 같다. 글도 물론 좋겠지만.
이만 얼렁뚱땅 쓴 전주국제영화제를 갔던 여행기(?)를 마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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