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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재활기/일기를 쓰자

[220702] 불안과 게으름

by 김알람 2022. 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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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PIXINO 작가:Drazen Nesic

 

 

 

불안은 인간을 게으르게 한다. 삶의 방향성이 없다면 불안해진다.

 

최근에 <굿바이, 게으름>이란 책을 읽고 있다. 여기서 하루를 분 단위로 쪼개어 사는 A의 예시가 나온다. 그녀는 바쁜 시간을 쪼개 스터디, 독서, 자기 계발을 하지만 스스로를 게으르다고 여긴다. 항상 불안하다. 그녀는 게으른 것인가? 책에 따르면 그렇다. 그녀의 많은 활동에 방향성이 없기 때문이다. 되고 싶은 미래의 모습을 상상하고, 그곳으로 가는 계단을 만들어 각 계단을 오르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하는 것. 그게 노력의 방향성이다. 방향성이 없이 하는 행위는 우리를 불안하게 만들고 , 번아웃으로 향하게 하기도 한다. 

 

아직 이 책을 다 읽지는 못했지만 나에게 많은 깨달음을 주고 있는 책이다. 특히 생각이 많고 불안이 많은 사람들, 머리가 복잡해 막상 행동은 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적극 추천한다. 

 

 

 


 

 

 

 

최근에 회사에서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게 되면서 모두가 바빠졌다. 그리고 잘 모르는 거대한 프로젝트를 정면으로 맞닥뜨렸을 때마다 나를 찾아왔던 막연한 불안도 어김없이 나를 찾았다. 그러면서 왠지 모르게 나는 게을러졌다. 머리는 바쁜데 몸은 게을렀다. 

 

바쁘다는 이유로 운동도 가지 않고,  꾸준히 하던 책 읽기도, 블로그 쓰기도 '잠시 멈춤' 했다. 허허,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주 3회 글 쓰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사람의 결심이라는 게 이토록 덧없다. 그 결과는? 머리는 바쁘게 돌아갔지만 남은 건 별로 없었다. 불안이 더 커졌을 뿐이다. 어쩌면 이 불안이란 놈은 생각을 먹고 자라는지도 모른다. 

 

이래선 안 된다는 생각에 헬스장에 가서 실내 자전거를 탔다. 도서관에서 기획 책을 비롯해 여러 권의 책도 빌렸다. <굿바이, 게으름>도 그 과정에서 빌려온 책이다. 주 2회 운동하고 주말에 책도 읽고, 스터디도 하면서 내가 생각했던 '나의 일상'을 하나씩 되찾으니 놀랍게도 내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던 불안이 약간은 잦아들었다. 놀라운 일이다. 

 

'맡은 일을 등한시했더니 불안이 없어졌다.'는 말이 아니다. 나의 모든 시간을 일에만 쏟지 않았더니 오히려 나 자신의 생활이 나아지고 일의 실패에 대한 불안감이 적어졌다는 이야기다. 예전에 드로우앤드류라는 유튜버의 <열심히 일하는데 현타 오는 사람들>이라는 동영상을 본 적이 있는데 그 영상의 게스트 분이 이런 말을 했다.

 

'일과 나를 분리해야 한다. 일이 안된 것은 내가 안된 게 아니라 일이 안된 것이다. 분리하지 못하고 일과 동일시되어 일의 성공과 실패에 따라 나 자신이 성공하고 실패한 것처럼 기분이 롤러코스터를 타면 일을 오래 할 수 없다' 

 

영상을 보는 당시에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이제는 안다. 이 조언이 얼마나 귀중한 것인지. 

 

사람은 기계가 아니다. 회사 자체도 아니다. '나'라는 사람이 하고 싶어 하는 것, 살고 싶어 하는 삶의 방향성이 있다. 이것은 회사의 방향성과 일부는 일치하지만 일부는 일치하지 않는다. 당연한 것이다. 

 

인간이 '일'로서 자아실현을 한다고 하지만, 일로 실현되는 자아는 일부다. 내 자아가 100%라면 n%는 일로 실현되고 m%는 대인관계로 실현되고 나머지는 또 다른 영역으로 실현되는 식이다. 하지만 이걸 인식하지 못하고 나의 모든 시간과 생각이 일에만 투자되면 문제가 생긴다. 일이 내 생활의 중심이 되면서 나의 원래 방향성이 무너진다. 그리고 일 자체가 목적이자 목표가 되어버린다. 생활이 모두 일이기 때문에 내 마음속에서 일이 차지하는 비중이 거대해진다. 단순히 커지는 게 아니라 마음 전체를 장악해 버린다. 일을 성공시키는 것이 나의 유일한 목표가 되어버리므로 실패에 대한 두려움도 커지게 된다. 나처럼 생각이 많은 사람은 더 그렇다. 

 

일은 일일 뿐이다. 그 자체가 '나'라는 사람의 목표가 되어선 안된다. 일 때문에 내 일상이 어그러지면 마음속에선 불안과 불만이 쌓인다. 이건 나에게도 그 일을 성공시키는데도 좋지 않다. 

 

운동을 다시 시작하고 책을 읽으면서 오히려 컨디션이 좋아졌다. 지지부진하게 무거운 머리로 아이디어를 생각할 때보다 효율이 좋아진 것 같기도 하다. 신기한 사실이다. 

 

나라는 사람의 기질이 약하니 이런 중압감이 이번으로 끝나진 않을 것이다. 미래에 또다시 막막하고 가슴이 쿵쿵거리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다. 그때 이 포스팅을 다시 읽어보았으면 한다.

 

일은 일일 뿐이다. 일이 아니라 그 무엇이든 마찬가지다. 프로젝트는 프로젝트일 뿐이다. 열심히 노력해야겠지만 노력하는 동시에 마음속에 생각해야 할 것이 있다. 프로젝트의 실패가 나란 사람의 실패는 아니다. 두려움이 너무 크면 목표로 향하는 계단을 설정할 수 없다. 놀랍게도, 오히려 대수롭지 않은 것으로 여겨야 더 잘 될 때도 있다. 잘 되지는 않겠지만 별것 아니라고 생각해보자. 가슴의 두근거림이 사라지는 게 느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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