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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재활기/일기를 쓰자

오랜만에 출근하니 일기를 쓰고 싶지 않다

by 김알람 2023. 3.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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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3월 8일

 

제목이 곧 내용이다. 농담이고 오늘은 오랜만에 출근을 했다. 퇴사의지를 전달한 지 어연 3개월째, 회사와 나의 이해관계가 이리저리 얽힌 채 1,2월이 훌쩍 지났다. 그리고 온 3월에는 드문드문 출근을 하기로 합의를 보아 반 백수 생활로 돌아오게 되었다.

 

짧으면 2년 길면 3,4년을 생각했던 회사 생활은 1년 6개월을 채 채우지 못하고 끝이 났지만 후회는 없다. 회사에 대한 원망이나 스스로에 대한 자책도 없다. 회사에서도 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을 제공하려고 했고, 나 역시 내 능력이 되는 한 최선의 퍼포먼스를 보여주고자 했다. 사람의 일이라는 게 이렇다. 서로 선의를 가지고 서로를 대하더라도 이별이란 건 갑작스럽게 찾아오곤 한다.

 

약간의 아쉬운 점이라면 내 페이스를 조절하지 못한 것. 그리고 회사를 다닌 1년 4개월 동안 빨리 배웠으면 좋았을 기술을 등한시한 것이다. 조금 더 빨리 데이터를 만지게 되었더라면, 그래서 엑셀을 배울 욕심이 났더라면, 퇴근 시간에 SQL이나 VBA 같은 기술을 배워 회사 업무에 적용해 보았더라면 좋지 않았을까. 그런 희미한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뒤이어 드는 생각은 지금 과거로 회귀해도 어차피 비슷하게 살았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아무리 과거를 생각해 봤자 그건 이미 흘러간 뒤기 때문에 과거의 모습을 후회하는 건 별 의미가 없다. 이제는 별로 필요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흥미가 생긴 김에 내일배움카드로 SQL 강좌나 들어보면 그게 과거에 대한 후회보다 훨씬 낫다. 적어도 난 그렇게 생각한다-고 쓰면서 내 뇌를 세뇌시켜 본다. 잘 세뇌되었으면 좋겠다.

 

내일은 회사에 가지 않는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지난 이틀의 휴가(월-화요일) 동안은 천장을 보며 멍 때리면서 시간을 흘려 보냈다. 내일은 지난 이틀보다 조금 더 생산적이게 보내자는 게 나의 하찮은 바람이다. 계획은 이렇다.

이 사람은 침대에서 신문을 보지만 그런 일은 나에겐 일어나지 않는다. 나에게 침대는 블랙홀이다.

일단 자고 일어나서 아무 생각도 하지 말고 빨리 씻는다. 침대에서 일어나서 샤워만 해도 일단 반은 성공이다. 그리고 절대로 뇌가 생각할 틈을 주지 않고 아침을 먹은 후 노트북을 들고 근처 카페에 간다. 여기까지 하면 고비는 거의 끝난 거나 다름없다.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책을 좀 읽고 블로그 글을 써야겠다. 두 편 쓰면 좋겠지만 한 편이라도 감지덕지다. 그리고 오늘 잠깐 생각한 것처럼 SQL 인터넷 강의를 신청해볼까 한다. SQL을 배우게 되면 매너리즘에 빠진 내 블로그에 새로운 카테고리도 생기고 나도 기술을 배우게 되니 일석이조다. 

 

이 세계의 많은 부리분켄들이여. 작심일일이 될 뻔했지만 저는 오늘 일기를 썼습니다. 역시 생각을 하면 안 되고 무작정 시작을 해야 하는군요. 그게 뭔가를 해내는 가장 최고의 방법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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