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인생재활기41

오랜만에 출근하니 일기를 쓰고 싶지 않다 2023년 3월 8일 제목이 곧 내용이다. 농담이고 오늘은 오랜만에 출근을 했다. 퇴사의지를 전달한 지 어연 3개월째, 회사와 나의 이해관계가 이리저리 얽힌 채 1,2월이 훌쩍 지났다. 그리고 온 3월에는 드문드문 출근을 하기로 합의를 보아 반 백수 생활로 돌아오게 되었다. 짧으면 2년 길면 3,4년을 생각했던 회사 생활은 1년 6개월을 채 채우지 못하고 끝이 났지만 후회는 없다. 회사에 대한 원망이나 스스로에 대한 자책도 없다. 회사에서도 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을 제공하려고 했고, 나 역시 내 능력이 되는 한 최선의 퍼포먼스를 보여주고자 했다. 사람의 일이라는 게 이렇다. 서로 선의를 가지고 서로를 대하더라도 이별이란 건 갑작스럽게 찾아오곤 한다. 약간의 아쉬운 점이라면 내 페이스를 조절하지 못한 것... 2023. 3. 9.
부리분켄: 우리는 왜 SNS를 할까? 우리는 유일무이함의 환상을 꿰뚫어본다. 우리는 세계 정신의 손으로 빠르게 써내려가지는 철자들이며, 우리는 의식적으로 글 쓰는 권력에 몰두한다. 글을 쓰는 세계 역사와 우리가 의식적으로 하나가 된다면, 세계 역사의 정신을 포착한다면, 우리는 그 정신과 같아지고 - 쓰여지는 것을 멈추지 않고서도- 동시에 우리 자신을 쓰는 자로 정립할 수 있다. 이것이 세계 역사가 부리는 간계를 넘어서는 방법이다. 세계 역사가 우리에 대해 쓰는 동안, 우리가 세계 역사에 대해 쓰는 것이다. - 프리드리히 키틀러 430~431p - 3월 1일, 독서 모임 스터디에서 프리드리히 키틀러의 를 완독 했다. 2022년 6월부터 시작했으니 책 한 권을 완독 하는데 약 8개월이 걸린 셈. 지인으로 구성되어서 모임을 미루고, 미루고, 미루.. 2023. 3. 7.
[3박4일][통영여행]03. 눈 뜨면 바다가 보이는 곳 통영에 도착하니 이미 오후 2시가 넘어 있었다. 예약한 펜션은 통영 시내와는 살짝 떨어진 선촌항에 위치한 곳으로, 우리는 점심을 먹기 전 먼저 체크인을 하기로 했다. 택시에서 내리니 보이는 것은 저 멀리까지 탁 트인 바다의 모습. 주위엔 몇 개의 카페가 들어서 있었지만, 성수기가 아닌 탓인지 일대는 고요했다. 바닷가 근처라선지 서울보다 따뜻한 통영 날씨에도 뺨을 스치는 차가운 바닷바람이 느껴졌지만, 오히려 바람 속에 스민 바다 냄새에 정말로 여행지에 왔다는 실감이 들었다. 우리가 머문 펜션은 엘레베이터가 없는 데다, 2층 층고가 참 낮았다. 내 키가 170 언저리인데 지붕 모양인 2층 천장의 가운데 부분을 제외하곤 머리가 닿아서 올라갈 때마다 허리를 굽혀야 했다. 하지만 발코니 한쪽을 장식한 통창으로 바.. 2023. 1. 7.
[3박4일][통영여행]02. 안녕, 내가 없어도 되는 서울 잠시 옛날얘기로 돌아가 본다. 올해 초 밀리의 서재를 구독했을 때 나의 목표는 매일 열심히 책을 읽어서 블로그에 리뷰를 쓰는 것이었다. 야망에 찬 초창기의 책 리뷰가 블로그에 몇 개 남아있지만 오래가진 못했다. 리뷰를 쓰는 건 등한시하더라도 밀리의 서재에서 책은 꾸준히 읽었는데(진짜다, 언젠가 읽은 책들을 리뷰할 것이다) 그때 최강 게으름뱅이인 내가 스스로 약속한 것이 하나 있다. 책 한 권을 읽으면 그 책에 영향을 받은 한 가지 행동을 하자 나는 외부의 영향을 받기 쉬운 기질인지 자기계발서를 읽으면 크게 감명받고 새사람이 되겠단 결심에 불타곤 한다. 하지만 그 기분은 대부분 며칠을 못 간다. 엄청나게 감격하더라도 사흘 후면 다시 슈퍼 게으름뱅이로 돌아가고 만다. 감명받으면 뭐 하나, 변화가 없는데. 나.. 2023. 1. 1.
[3박4일][통영여행]01. 바쁜 일이 끝나면 여행이나 가죠. "바쁜 일만 끝나면 여행이나 가죠." 6월 중순에 했던 그 말은 10월이 되어도 지켜지기 요원해 보였다. 금방 끝날 것 같던 프로젝트는 여러 이유로 지체되었고, '언젠가' 가자고 했던 '그 여행'은 7월, 8월을 넘어 10월에도 실행될 수 없었다. 11월 중순, 나는 여러 가지 이유로 지쳐있었다. 회사에 입사하며 캘린더를 채웠던 야심 찬 계획과 2022년의 목표는 이미 어그러졌고. 수정에 수정, 그리고 또 수정을 거친 결과물을 볼 때면 처음의 뿌듯함은 점차 빛을 잃어갔다. 마지막까지 붙들고 있던 주 3회 운동도 헬스장 재등록을 하지 않으며 흐지부지 끝나 결국 2022년 초에 했던 모든 계획이 공중으로 흩어진 셈이었다. 회사에서도 내 개인적인 프로젝트(블로그)에서도, 건강에서도 이룬 일이 없이 한 해가 가.. 2022. 12. 25.
반응형